Thursday, November 17, 2011

민감피부의 소유자 윤이 기저귀 갈기

민감한 피부의 소유자 윤이의 궁둥이는 생후 둘째주부터 발진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어느 날 자지러지게 밤새 울길래 무슨 일인가 싶었는데, 궁둥이를 만지자 더 자지러질 듯이 울어대기에 "아. 이 것이 말로만 듣던 기저귀 발진이구나" 싶었다. 이런 저런 자료들에 따르면 8주에서 12주 사이에 주로 나타난다는데, 우리 투명피부의 극한을 보여주시는 윤이는 2주에 벌써 발진을 일으키는 기적의 발달 상태를 보여주셨다.

새벽 내내 아이의 울음 소리를 듣다 못한 이 기저귀 담당께서는 Baby 411책과 각종 인터넷을 검색해본 끝에 24시간 여는 월마트로 행군을 떠났다. 한 시간에 걸친 쇼핑끝에 들고온 것은 바로 Boudreaux Butt Paste (부드러 궁딩이 크림)와 드라이어. 부드러 궁딩이 크림에는 16%의 산화 아연(Zinc Oxide)가 들어 있어 바른지 하루 내지 이틀 내에 부드러운 궁딩이를 만들어주고, 드라이어는 와이프로 닦은 직후에 뽀송뽀송한 엉덩이를 유지시켜준다.

부드러크림, 드라이어와 더불어 뽀송뽀송한 엉덩이를 유지시켜주는 두 가지 재료가 더 있으니, 하나는 수제 wipe요, 다른 하나는 Aquaphor 연고다. 수제 wipe는 약 20개 정도의 wipe를 Dr. Bronner's Baby mild fragrance-free soap + California Baby Massage oil + 물을 2:1:10 정도로 섞은 용액에 적신 뒤, 물기를 살짝 짜내서 wipe warmer에 넣어놓고 쓴다. 여기서 soap은 장기간 보관시 세균 번식을 막아주는 역할을 위해 쓰고 있고, massage oil은 수분 보호 및 엉덩이 향기용으로 사용한다. Aquaphor 연고(또는 바셀린)는 매번 기저귀를 갈 때마다 기저귀와 맞닿는 부위에 전체적으로 발라주어 차단막(barrier)을 형성해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애기가 똥을 바르는 느낌과 유사해서 그런지 좀 싫어하는 경향이 있으나 그렇다고 바르지 않으면 당장의 아픔을 피하려다 기저귀 발진때문에 며칠간의 지옥을 맛보게 된다.

결과적으로 온갖 의학 자료와 인터넷 자료를 집대성해 기저귀 담당이 완성한 이 민감하신 윤님의 기저귀 가는 순서는 다음과 같다.

1) 기저귀를 벗기며 기저귀의 깨끗한 쪽으로 엉덩이를 닦는다.
2) Wipe warmer에서 wipe를 꺼내 구석구석 닦는다.
3) 건조한 wipe 또는 거즈로 한번 더 닦는다.
4) 드라이어의 차가운 바람으로 멀리서 말려준다. (따뜻한 바람은 피부를 과도하게 건조하게 할 수 있대요. 가까이서 불지 않는 이유는 체온을 보존하기 위함인 듯.)
5) 엉덩이에 산화아연크림 또는 aquaphor를 바른다. 발진이 있는 경우, 6시간에서 8시간에 한번씩 산화아연크림을 발라준다. 다른 경우 (발진이 없거나, 있더라도 산화아연크림을 바른지 얼마 안되는 경우)에는 Aquaphor를 발라준다.
6) 새 기저귀를 채운다.

Aquaphor는 예방을, 산화아연크림은 치료를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산화아연크림은 접촉에 의한 발진만을 치료할 수 있지,  곰팡이(또는 yeast)에 의한 발진은 치료할 수 없다. 곰팡이에 의한 발진은 발진이 난 주변에 동골동골한 발진의 섬들이 만들어지는데 (사진) 이런 섬들이 보일 경우에는 소아과 의사와 상담한 뒤 무좀약(!!)을 발라야 할 수도 있다.

한국의 경우, 부드러 궁딩이 크림 대신 보소미 연고를 쓸 수 있는 것 같다. 미국에서도 부드러 궁딩이 크림 대신 A+D 연고나 다른 산화 아연 연고를 쓸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성분을 비교해본 바로는 부드러 궁딩이 크림이 그 중에서 가장 괜찮아보이는 성분을 가지고 있었다. 발진이 심한 경우, 40%까지의 산화아연크림도 있으니 Maximum strength라고 쓰인 산화아연크림을 쓰면 될 것 같다.

기저귀 발진은 그냥 통과의례라 생각하고 석유젤리(바셀린, aquaphor)와 산화아연크림정도는 신생아가 나오기 전에 하나 갖춰놓는 것도 좋을 것 같다.